주식투자 이야기(6) 적립식 펀드 실패 경험담
나는 그동안 수많은 종목을 사고팔며 단타를 즐겼다. 익절과 손절을 반복했고, 손실이 나면 버티다가 더 큰 손실을 보고 매도한 적도 있었다.
그 무렵 여러 가지 투자 방법을 찾다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바로 ‘펀드’였다.
지금은 ETF가 대세지만, 당시에는 정보도 부족했고 접근성도 낮았다. 나는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펀드 상품들을 직접 비교하며, 수익률이 좋아 보이는 여러 개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을 펀드에 재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투자해 보니, 주식 시장이 좋지 않으면 펀드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했다. 지금 생각하면 펀드 투자 실패 사례 중 하나였던 셈이다.
나는 책에서 본 다양한 투자 전략을 실천해보고 싶었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찾아 투자했지만, 시장 상황이 안 좋으면 펀드 역시 하락했고, 투자금이 묶이는 느낌이었다.
그 당시에는 펀드 구성 종목을 상세히 분석할 수도 없었고, 단지 과거 수익률만 보고 판단했다. 결국, 펀드도 나의 투자 성향과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시장이 침체되자 적립식 투자도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펀드는 결과를 빨리 보고 싶었던 내 성향과는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수익과 상관없이 매년 수수료가 빠져나간다는 점도 나하고 펀드는 안 맞는다고 생각되었다. 펀드도 일시정지 기능이 있었지만, 마음이 떠난 후에는 계속 적립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펀드 투자를 멈췄고, 다시 예전처럼 스스로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런 방식도 만만치 않았다. 계속 노트북의 모니터를 보니 눈의 시력도 침침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생겼다. 또 오른쪽 팔로 마우스를 계속 사용하다 보니 어깨가 아픈 날도 많았다. 정말 내 몸을 혹사시키면서 투자에 매달렸던 것 같다.
그게 열정이었는지, 물욕이었는지, 아니면 성취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손실 날 때마다 좌절하기보다는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계속 배우고 부족한 것을 채워가려 노력했던 거 같다.
주식 투자란 단지 돈만 버는 것뿐만 아니라, 세상을 배우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경제, 정치, 역사, 문화 트렌드까지… 주식은 세상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세월이 흘러서 보니 크게 수익을 냈거나, 큰 손실을 본 종목만 기억에 남았고, 매수매도한 종목이 너무 많다 보니 자잘한 손실과 수익은 기억에서 흐릿해졌다.
한때는 매수와 매도 내역을 꼼꼼히 기록한 노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주식 실패를 겪은 후,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그 노트도 이사하면서 최근에 정리해 버렸다.
주식, 부동산, 가상화폐등으로 재테크에 입문하기 전, 어느 정도의 준비와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니면 직접 부딪히고 깨지며 배우면서 나의 시드머니를 수업료로 지불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그 과정을 거쳤고 아직도 끝없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돌이켜보면, 나의 투자 여정은 단지 돈만 불리는 과정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실패 속에서 진짜 나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던 거 같다.
앞으로도 투자는 계속될 것이고, 실패 역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실패조차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내 투자 여정의 이야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