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유통기한...
추운 겨울에 잘 사용하던 꽤 괜찮은 울소재 목도리를 이사를 하며 짐 정리하다가 무심코 버려버렸다. 그해 겨울, 추워서 목도리를 찾았으나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버린 걸 깨닫고 나니 너무 아깝기도 하고 속상해서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마음에 생각하게 된 글이다.
우리는 사람가면서 수많은 인연을 맺는다. 사람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물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오랜 친구처럼 익숙했던 물건들이 어느 순간 우리 곁을 떠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은 낡아서, 어떤 것은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사라진다.
사람과의 인연도 그러하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 믿었던 사람이 어느날 예고 없이 멀어지기도 하고, 서로의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관계가 정리되기도 한다.
우리는 때때로 그 이별을 아쉬워하지만, 돌이켜 보면 모든 인연에는 그 만큼의 시간이 허락되었을 뿐이다.
소중하게 간직했던 물건이 망가지거나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아쉬움을 느낀다. 그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기억과 감정이 깃든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물건이 사라진 자리에도 새로운 것이 채워지듯,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떤 인연이 떠나고, 또 다른 인연이 찾아온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때로는 집착을 내려놓고, 인연의 유통기한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오래된 관계에 미련을 두기보다, 떠나야 할 것들은 떠나보내고 다가올 인연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더 가볍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길이 아닐끼.
사람이던 물건이던 헤어짐이 있어야 새로운 만남이 찾아오듯, 우리는 그렇게, 흐름속 에서 살아간다.